대금 명인 박병호
대금 연주자 박병호(朴秉鎬, 1940~)는 한국 전통음악계에서 산조와 정악의 맥을 잇는 대표적인 인물로 평가받는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국악에 뛰어난 재능을 보였으며, 특히 대금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국내외 무대에서 활발한 연주 활동을 이어왔다. 박 명인은 대금의 전통적인 기법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연주 스타일을 확립하였고, 이를 통해 독창적인 예술세계를 구축해왔다.
박병호 명인은 대금 산조의 해석과 창작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그는 전통 산조의 형식미를 유지하면서도 현대적 감각을 가미하여 ‘박병호류 대금산조’라는 독자적인 산조 유파를 형성하였다. 그의 산조는 섬세한 장단 운용과 감성적인 선율 표현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특히 중모리와 자진모리 구간에서 박 명인 특유의 절제된 기품이 돋보인다.
정악 분야에서도 박병호 명인은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다. 그는 국립국악원 정악단 단원으로 오랜 기간 활동하며 종묘제례악, 가곡, 가사, 영산회상 등의 중요 정악 레퍼토리를 전승하고 연주해왔다. 그의 대금 정악 연주는 음정의 정확성, 음색의 깊이, 장단의 안정성이 뛰어나며, 고전음악의 정수를 보존하고 계승하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교육자이자 전승자로서의 역할도 중요하다. 박 명인은 후학 양성에 힘써 수많은 제자들을 배출하였으며, 그들의 활동을 통해 자신의 음악 세계가 확산되고 있다. 그는 단순한 연주 기교를 넘어 국악의 철학과 미학, 음악적 태도를 함께 교육함으로써 진정한 국악인의 길을 제시해주고 있다.
그의 공로는 여러 차례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 박병호 명인은 국가무형문화재 제1호 종묘제례악 이수자로 지정되었으며, 국악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각종 국악상과 문화예술 훈장을 수상하였다. 그의 예술적 삶은 단지 연주자의 차원을 넘어서 한국 전통음악의 역사와 정신을 지키고 발전시키는 데 헌신한 문화유산 그 자체라 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