퉁소 알아보기
퉁소는 세로로 부는 단관의 대나무 악기로, 맑고 은은한 음색이 특징이다. 겉보기에 단순한 외형이지만, 구조와 연주법은 정밀하고 섬세함을 요구한다. 휘파람처럼 입술로 불어 소리를 내는 방식이어서 초심자에게는 어렵지만, 일정한 숙련을 거치면 조용하고 깊은 울림을 표현할 수 있다. 소리의 크기는 크지 않지만 고요한 분위기와 자연과 교감하는 듯한 음색은 풍류방 음악이나 독주곡에서 ‘여백의 미’를 극대화하는 역할을 한다.
퉁소는 고려시대 문헌에서 처음 언급되며, 조선 중기 이후에는 선비들이 즐기던 풍류 문화의 중심 악기로 자리 잡는다. 조선시대 궁중 음악에서는 정재와 제례악, 연례악 등에 사용되었고, 민간에서는 문인과 풍류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덕무의 「부퉁소련구」, 김홍도의 민화 속 인물에서도 퉁소의 흔적을 볼 수 있다. 단소나 세피리와 유사한 외형을 지녔지만, 퉁소는 보다 깊고 은은한 음색을 내며, 중국의 샤오(簫)와 닮았지만 한국 고유의 정서에 맞게 변화되었다.
퉁소는 오래된 황죽이나 쌍골죽으로 만들며, U자형 취구, 갈대막 청공, 다섯 개의 지공으로 구성된다. 고개를 흔들며 음색을 떨게 하는 요성 기법이 특징이며, 음역은 두 옥타브 정도이다. 북청사자놀음에서는 긴 퉁소가 사용되고, 남도 산조나 시나위에서는 짧은 퉁소가 주로 쓰인다. 북청사자놀음의 경우 평취와 역취를 이용해 다양한 고저음을 표현하며, 연주자의 개성과 지역 특색이 담긴 음악이 펼쳐진다.
일제강점기 이후 궁중에서의 사용은 중단되었지만, 퉁소는 민간과 지역 예술 전통 속에서 그 명맥을 이어왔다. 해방 이후 북청사자놀음, 남도 산조와 시나위 등에서 활발히 사용되었으며, 유동초, 정해시 같은 명인들은 퉁소로 민요와 봉장취를 연주해 대중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 오늘날에도 한국퉁소연구회, 북청사자놀음보존회 등이 전통 퉁소의 복원과 교육에 힘쓰고 있다. 특히 신아우 퉁소의 복원과 전승도 활발하다. 퉁소는 더 이상 과거의 유물이 아니라,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살아 있는 악기로 재조명되고 있다.
오늘날 퉁소는 전통 음악뿐 아니라 현대 창작국악, 영화 음악, 명상 음악 등에서도 두각을 나타낸다. 맑고 깊은 음색은 현대인의 감성을 어루만지는 힐링 사운드로서 주목받고 있다. 젊은 연주자들은 퉁소를 현대적 시각으로 재해석해 실험적인 독주곡과 앙상블을 시도하며, 퉁소의 가능성을 확장하고 있다. 고요한 숲속의 바람처럼 마음을 울리는 퉁소의 소리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깊은 울림을 전하며, 한국 전통 음악의 아름다움을 전달한다.

아래 영상은 2018년 2월 1일 국악방송 공개홀에서 퉁소로 연주된 대동강 물 풀리면 中 북청사자놀음
https://youtu.be/5NxNaXzyxoA?si=vK-YCba5jf5twsB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