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산조대전
2025.3.12.~30. / 서울돈화문국악당
산조대전은 남도의 무속음악인 시나위를 바탕으로 한 기악 독주곡인 산조를 중심으로 한 공연 행사다. 산조는 느린 진양조에서 시작해 점점 빠른 장단으로 전개되며, 즉흥연주의 매력을 선사하는 전통음악이다. 올해로 5회를 맞이한 산조대전은 2025년 3월 12일부터 30일까지 서울돈화문국악당에서 열린다. 이번 공연은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연주자가 참여하여 세대별로 계승되는 산조의 흐름을 보여줄 예정이다. 특히 김은수, 유희정, 김경아를 비롯한 총 28명의 연주자가 거문고, 가야금, 피리 등의 유파별 산조를 연주하며, 각 악기의 개성과 음악적 깊이를 선보인다.
예술감독은 아쟁 연주자 이태백이 맡았다. 그는 서울시무형유산 아쟁산조 이수자로서 박종산과 김일구에게 구전심수로 전수받은 아쟁 연주자로, 전통을 계승하며 자신만의 가락을 더해 발전시켜 왔다. 2021년 산조대전의 첫 회에서 자신의 아쟁산조를 선보였던 그는 올해는 예술감독으로서 전체 공연을 기획하고 세대별 산조의 계보를 잇는 역할을 수행한다. 산조대전은 매년 다른 주제를 설정해왔으며, 올해의 주제는 '확장성'이다. 이 주제는 산조가 전통을 유지하면서도 현대적으로 어떻게 변화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을 담고 있다. 이를 위해 다양한 연령과 배경을 가진 연주자를 초청하고, 전통 산조와 창작 산조의 차이점을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산조대전은 연주 공연뿐만 아니라 국악의 학문적 연구와 교육적 역할도 수행한다. 가야금 연주자 지순자와 대금 연주자 김상연이 마스터클래스를 진행하며, 산조의 정체성과 발전 방향에 대한 포럼도 열린다. 이 포럼에서는 전통 산조의 보존과 현대적 변용 가능성에 대한 전문가들의 논의가 이루어질 예정이다. 산조대전은 단순한 연주회가 아니라, 산조의 본질을 탐구하고 대중과 소통하는 장이기도 하다. 서울돈화문국악당은 자연음향을 살릴 수 있는 공연장 구조를 갖추고 있어 산조의 섬세한 연주를 듣기에 최적화되어 있다. 또한, 연주자의 연륜과 공력이 깃든 소리를 집중해서 감상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산조를 감상할 때 관객이 주목해야 할 요소로는 느린 장단에서의 음색 조절과 계면조 성음 표현, 빠른 장단에서의 기교와 속도감이 있다. 산조는 연주자의 삶과 감정을 담아내는 음악으로, 각 세대의 연주자가 느낀 희로애락이 그대로 반영된다. 이를 감상하는 관객도 단순히 듣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음악의 흐름을 이해하고 집중해서 듣는 태도가 중요하다. 판소리에서 ‘일고수 이명창(一鼓手二名唱)’이라는 말이 있듯, 산조에서도 관객의 역할이 크다. 예술감독 이태백은 ‘일청중’이라는 개념을 강조하며, 좋은 관객이 좋은 연주를 만든다고 말한다. 산조 연주자들에게 관객의 추임새와 반응은 연주에 큰 영향을 미친다.
산조대전은 국악을 널리 알리고 대중과의 접점을 확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태백은 국악 교육과 연구를 병행하며 산조의 계승과 발전을 위해 힘쓰고 있으며, 이번 산조대전을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국악의 아름다움을 경험하기를 바라고 있다. 산조는 단순한 음악이 아니라 삶의 깊은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이를 통해 국악의 진정한 가치를 깨닫는 기회가 될 것이다. 특히, 국악을 자주 접하지 않았던 사람들도 산조대전을 통해 전통음악의 매력을 발견하고, 국악 애호가로 성장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출처: 객석(2025. 3월호) 96~9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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