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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

국립중앙박물관 '각角진 백자 이야기'(~'26.6.21.)

by 가야금 연주자 2026. 3.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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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角진 백자 이야기
2025.8.26.~2026.6.21. / 국립중앙박물관 분청사기·백자실

각角진 백자 이야기 포스터

 

- 절제 속에서 드러나는 조선 백자의 새로운 표정

도자기를 떠올리면 대부분 둥근 형태의 그릇을 먼저 생각합니다. 그러나 조선 후기에는 조금 다른 모습의 백자가 등장합니다. 둥근 그릇의 표면에 각이 살아 있는 백자입니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각진 백자 이야기’ 전시는 이러한 독특한 백자의 제작 방식과 미감을 차분히 살펴볼 수 있는 자리입니다.

둥근 그릇에서 태어난 각

이 전시가 주목하는 것은 조선 17세기부터 등장해 18세기에 특히 유행한 ‘모깎기 백자’입니다.

도공은 먼저 물레로 일반적인 둥근 그릇을 빚습니다. 이후 그릇의 외면을 깎아 팔각(八角) 형태로 만들고, 드물게는 육각(六角)이나 십각(十角)으로 다듬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백자는 흙을 더하거나 장식을 붙이는 대신 깎아내는 방식으로 형태의 변화를 만듭니다. 둥근 형태 속에 생긴 각과 면이 서로 만나며, 단순하지만 분명한 구조를 만들어냅니다.

장식을 덜어낸 미감

조선 사회는 오랫동안 검소함과 절제를 미덕으로 여겼습니다.

모깎기 백자는 이런 시대 분위기 속에서 등장한 도자기입니다. 화려한 장식 대신, 그릇 표면에 만들어진 각과 면의 변화만으로도 충분한 아름다움을 보여줍니다.

빛이 비칠 때마다 면마다 다른 그림자가 생기고, 그 단순한 변화가 백자의 은은한 멋을 만들어 냅니다.

동시대의 감각과 만나다

이번 전시는 총 14건 14점의 작품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 가운데에는 '백자 청화 매화무늬 병'과 같은 작품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특히 이 전시는 최근 BTS RM이 SNS에 관람 사진을 올리면서 대중의 관심을 모으기도 했습니다. 전통 도자기의 절제된 미감이 오늘날의 감각과도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었습니다.

조용히 바라보면 보이는 것

‘각진 백자 이야기’는 화려한 전시가 아닙니다. 대신 형태 하나를 천천히 들여다보는 전시에 가깝습니다.

둥근 그릇을 깎아 만든 각, 그 각이 만들어내는 빛과 그림자, 그리고 그 속에 담긴 조선의 미감.

잠시 시간을 내어 전시실을 한 바퀴 걸어보면, 단순한 백자 하나에도 생각보다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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